1. 밀기 (배운 이유)
  2. 압력 (배운 이유)
  3. 끈적임 (배운 이유)
  4. 계속 가려는 성질 (지금 배우는 이유)

5장

소용돌이

개울의 돌이나 다리 기둥 뒤를 보면, 물이 빙빙 도는 소용돌이가 생겼다가 떠내려간다. 바람 부는 날 전깃줄이 윙윙 우는 것도 전깃줄 뒤에서 번갈아 생기는 소용돌이 때문이다.

생각해 볼 질문

기둥을 지나는 물이 꿀처럼 끈적할 때와 물처럼 묽을 때, 기둥 뒤의 흐름은 어떻게 다를까?

답 보기

꿀처럼 끈적하면 물은 기둥을 감싸고 돌아 뒤에서 다시 모이고, 소용돌이가 생기지 않는다. 묽을수록 물이 기둥 뒤에서 기둥을 떠나고, 그 뒤에 소용돌이가 생긴다. 아주 묽으면 소용돌이가 위아래 번갈아 하나씩 떠내려간다.

아래 실험은 물속에 세운 둥근 기둥을 위에서 내려다본 것이다. 물은 왼쪽에서 같은 빠르기로 들어와 기둥을 지나 오른쪽으로 나간다. 흰 점은 물과 함께 움직이는 알갱이다.

색은 물이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도는 쪽을 보여 준다. 주황은 시곗바늘 반대 방향, 하늘색은 시곗바늘 방향으로 도는 물이다. ‘꿀처럼’일 때 기둥 바로 둘레에 보이는 색은 소용돌이가 아니라, 기둥에 붙잡힌 물 옆을 지나는 물이 조금 도는 것이다.

실험은 들어오는 빠르기는 그대로 두고 끈적임만 바꾼다. 실험이 바로 돌아가는 기기에서는 아래 ‘끈적임’에서 끈적한 쪽부터 ‘꿀처럼’, ‘기름처럼’, ‘물처럼’, ‘물보다 묽게’를 고른다. 실험은 ‘물처럼’을 건너뛰고 ‘꿀처럼’, ‘기름처럼’, ‘물보다 묽게’를 차례로 보여 준 뒤, 다시 ‘기름처럼’으로 돌아간다.

실험 재생 중

‘꿀처럼’일 때 물은 기둥을 감싸고 돌아 뒤에서 다시 모인다. ‘기름처럼’이면 물이 기둥 뒤에서 기둥을 떠나고, 바로 뒤에 소용돌이 한 쌍이 생겨 제자리에서 돈다. ‘물보다 묽게’로 하면 그 한 쌍이 길어지며 흔들리다가, 일정한 박자로 위아래 번갈아 하나씩 떠내려간다.

‘물처럼’에서도 소용돌이가 번갈아 떠내려가지만, ‘물보다 묽게’보다 소용돌이가 덜 세게 돌아 색이 조금 어둡다. 끝에 다시 ‘기름처럼’으로 돌아가면, 몇 초 뒤 소용돌이 한 쌍이 다시 기둥 뒤에 남는다. 끈적임을 바꾸면 이처럼 몇 초 뒤에 모양이 바뀌고, ‘꿀처럼’에서 바로 ‘물처럼’으로 바꾸면 10초 넘게 걸린다.

움직이던 물은 밀지 않아도 계속 가려 하는데, 이것이 0장에서 말한 계속 가려는 성질, 과학에서 말하는 관성이다. 끈적임이 크면, 4장에서 본 것처럼 이웃한 물끼리 빠르기를 맞추는 끈적임이 계속 가려는 성질을 이긴다. 그래서 물은 기둥을 감싸고 돌아 뒤에서 다시 모인다.

끈적임이 작으면 계속 가려는 성질이 끈적임을 이긴다. 기둥 옆을 빠르게 지난 물은 기둥 뒤쪽 둥근 면을 따라 돌아 들어가지 못한다. 기둥 면에 붙어 느려진 물은 기둥 뒤쪽의 높아진 압력에 밀려 거꾸로 가고(더 알고 싶다면), 그래서 물이 기둥을 떠난 자리에 소용돌이가 말린다.

실제로는

빠르게 흘려도, 기둥이 커도 같은 일이 생긴다. 과학자들은 이것을 레이놀즈 수라는 한 숫자로 묶는다. 이 수는 끈적임이 작을수록, 흐름이 빠를수록, 기둥이 클수록 커진다.

‘꿀처럼’, ‘물처럼’ 같은 이름은 이 실험 안에서 끈적임을 서로 비교한 것이다. 실제 꿀은 물보다 수천 배 끈적하다.

실제 흐름에서 레이놀즈 수가 이 실험의 ‘물보다 묽게’만큼 커지면, 소용돌이가 번갈아 떠내려가면서, 그 뒤의 흐름이 기둥을 따라 물 깊이 쪽으로도 비틀리며 뒤엉킨다. 개울의 돌 뒤는 대개 이보다도 크다.

이런 흐름을 난류라고 부른다. 이 실험의 물은 종이처럼 얇은 한 겹이라 그 비틀림까지는 보여 주지 못한다.

더 알고 싶다면

흐름이 기둥을 떠나는 것은 압력 때문이기도 하다. 기둥 뒤쪽은 압력이 다시 높아지는 곳이다. 기둥에 붙어 느려진 물은 그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거꾸로 밀린다(3장).

난류는 때마다 모양이 달라 미리 알기 어렵지만, 아무렇게나 움직이는 흐름은 아니다.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겹겹이 모여 있다.

과학자는 레이놀즈 수를 Re=UD/ν\mathrm{Re} = UD/\nu로 쓴다. U는 들어오는 빠르기, D는 기둥의 지름, ν는 끈적임의 세기이고, 이 실험의 네 가지 끈적임은 Re 1, 40, 150, 1000이다.

이유를 한 문장으로

끈적임이 작을수록 물이 기둥 뒤에서 기둥을 떠나 소용돌이가 생기고, 아주 작으면 소용돌이가 위아래 번갈아 하나씩 떠내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