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장
내 실험실
과학 시간에 실험을 할 때는 한 가지만 바꾸고 나머지는 그대로 둔다. 그래야 달라진 것이 무엇 때문인지 알 수 있다.
생각해 볼 질문
물이 움직이는 네 가지 이유 가운데 ‘압력’만 끄면, 둥근 기둥을 지나던 물은 어떻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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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기둥을 비켜 가지 못해, 기둥 뒤에는 물이 드문 빈 곳이 생기고 그 가장자리에 물이 몰린다. 물은 몰리거나 비면 안 된다(0장, 2장). 그래서 평소에는 압력 차이가 다가오는 물을 미리 옆으로 밀어 기둥을 비켜 가게 하는데(3장), ‘압력’을 끄면 이렇게 밀어 주는 것이 없다.
아래 실험실에서 물은 왼쪽에서 들어와 장애물을 돌아 오른쪽으로 나간다. 처음 장애물은 둥근 기둥이다. 흰 점은 물과 함께 움직이는 알갱이다.
실험실의 스위치 넷은 0장에서 말한, 물이 움직이는 네 가지 이유 ‘밀기’, ‘압력’, ‘끈적임’, ‘계속 가려는 성질’이고, 처음에는 모두 켜져 있다. 실험이 바로 돌아가는 기기에서는 아래 스위치마다 ‘켬’과 ‘끔’을 누르고, ‘장애물’에서 ‘없음’, ‘둥근 기둥’, ‘납작한 판’, ‘콩 모양’을 고른다.
같은 기기에서는 ‘잉크’, ‘소용돌이 색’, ‘알갱이’ 단추로 보이는 것을 켜고 끈다. 소용돌이 색은 5장처럼 물이 그 자리에서 빙그르르 도는 쪽을 보여 준다. 주황은 시곗바늘 반대 방향, 하늘색은 시곗바늘 방향으로 도는 물이다.
실험이 바로 돌아가는 기기에서는 손가락이나 마우스로 물 위를 쓱 밀면 물이 밀린다. 실험은 먼저 기둥 앞의 물을 한 번 쓱 민 뒤, ‘압력’을 껐다가 다시 켜고 ‘계속 가려는 성질’을 끈 채 한 번 더 민다. 그다음 ‘계속 가려는 성질’을 다시 켜고 ‘밀기’를 끈 채 또 밀고, 끝으로 ‘밀기’를 다시 켜고 ‘끈적임’을 끈다.
모두 켜져 있을 때 쓱 민 물에는 잉크가 생기고, 생긴 소용돌이는 흐름에 실려 떠내려간다.
‘압력’을 끄면 기둥 뒤에 알갱이가 드문 빈 곳이 생긴다. 그 가장자리에는 알갱이가 빽빽이 몰려 밝은 줄처럼 보인다. 실제 물에서는 압력이 늘 맞춰져서, 물이 이렇게 몰리거나 빈 곳이 생기지 않는다(0장, 2장).
‘계속 가려는 성질’을 끄면 잉크는 흘러가는데, 소용돌이 색은 민 자리에 그대로 남는다. ‘밀기’를 끄면 같은 손길로 밀어도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다. ‘끈적임’을 끄면 몇 초 뒤 기둥 뒤의 소용돌이가 또렷해지고 더 오래 남는다.
먼저 어떻게 될지 말해 본 뒤, 실험이 바로 돌아가는 기기에서는 켜고 꺼 보고 영상에서는 실험이 바꾸는 장면과 견주어 보자.
- 밀기: ‘밀기’를 끄고 물 위를 쓱 밀면 어떻게 될까? 물이 밀리지 않고 잉크도 생기지 않는다. 왼쪽에서 들어오는 물은 그대로 흐른다.
- 압력: ‘압력’을 끄면 기둥 앞의 물은 어떻게 될까? 물이 기둥을 비켜 가지 못하고, 기둥 뒤가 빈다. 다시 켜면 몇 초 안에 물이 다시 기둥을 비켜 간다.
- 끈적임: ‘끈적임’을 끄면 기둥 뒤의 소용돌이는 어떻게 될까? 몇 초 뒤 소용돌이가 또렷해지고 더 오래 남는다. 끈적임은 도는 물과 둘레의 물이 서로 빠르기를 맞추게 해서(4장), 소용돌이를 흐리고 약하게 하기 때문이다.
- 계속 가려는 성질: ‘계속 가려는 성질’을 끄고 기둥 앞을 쓱 밀면, 소용돌이는 떠내려갈까? 떠내려가지 않고 그 자리에 선다. 이 성질이 있으면 흘러가는 물이 제 움직임도 함께 싣고 가서 소용돌이가 떠내려가는데, 끄면 움직임이 그 자리에 남는다.
- 장애물: ‘납작한 판’을 고르고 ‘압력’을 끄면 어떻게 될까? 판도 물을 비켜 보내지 못한다. 6장의 날개를 위로 민 것도 날개 위아래의 압력 차이였다.
네 가지 이유는 저마다 한 가지 일을 한다. 하나를 끄면 그 일만 흐름에서 빠지고, 나머지는 그대로 일한다. 0장부터 6장까지 본 흐름은 모두 이 넷이 함께 만든 것이다.
실제로는
실제 물에서는 네 가지 이유를 끌 수 없다. 이 실험실은 컴퓨터가 물의 움직임을 계산할 때 거치는 단계 가운데 하나를 건너뛰어서 끈다.
이 실험실은 손이 물을 미는 단계에서 잉크도 함께 넣는다. 그래서 ‘밀기’를 끄면 잉크도 생기지 않는다. 실제로는 잉크를 떨어뜨리는 일과 물을 미는 일이 따로다.
잉크와 알갱이는 물의 움직임을 보여 주는 표시라서, 어느 스위치를 꺼도 물을 따라 움직인다. 그래서 ‘계속 가려는 성질’을 꺼도 잉크는 흘러간다.
‘끈적임’을 꺼도 소용돌이는 약해진다. 켰을 때보다 조금 더 오래 남을 뿐, 2초쯤 지나면 처음 세기의 3분의 1 남짓만 남는다. 컴퓨터가 물이 있는 곳을 작은 칸으로 나누고 시간도 짧게 끊어서 물의 움직임을 어림해 계산하는데, 어림할 때마다 움직임이 조금씩 깎여 나가기 때문이다.
더 알고 싶다면
‘압력’ 스위치를 끄면 물이 한쪽에 몰리거나 빈 곳을 남기지 않게 맞추는 일도 함께 꺼진다. 물은 몰리거나 비지 않는다(0장, 2장). 그렇게 되도록 물을 미는 것이 압력 차이다(3장).
과학자는 네 가지 이유를 나비에–스토크스 식이라는 한 식에 모아 처럼 쓴다. u는 물이 가는 빠르기와 방향, p는 압력, ρ는 물의 밀도(같은 부피에 든 물의 질량), ν는 끈적임의 세기, f는 밀기다.
왼쪽 두 항이 함께 계속 가려는 성질을 나타내고, 이 실험실의 ‘계속 가려는 성질’ 스위치는 그 가운데 둘째 항, 움직임이 물을 따라 실려 가는 부분을 끈다. 오른쪽은 차례로 압력, 끈적임, 밀기이고, 이 실험실의 다른 스위치가 하나씩 끄고 켠다.
이유를 한 문장으로
네 가지 이유를 켜고 끄며 내 실험을 해 보면, 하나를 끌 때마다 그 이유가 하던 일이 흐름에서 빠진다. 물의 흐름은 넷이 함께 만든다.